2026 반도체 시장 전망:

AI 버블? 슈퍼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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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nuary 2026

2026년 반도체 시장을 전망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두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AI 버블과 슈퍼 사이클입니다. 문제는 이 단어가 가진 실제 의미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갖고 시장에 필요 이상의 기대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도체 시장의 관점에서 각 단어의 본질에 집중하면, 질문은 아래 두 가지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질문 1: 2026년 AI로 인해 반도체 수요는 증가할 것인가? 

질문 2: 그렇다면, 얼마나 성장할 것인가?

I. AI로 인한 반도체 시장 성장 지속

AI 버블보다 중요한 건 AI가 바꾼 반도체 수급 구조 

반도체 시장 관점에서는 “AI가 버블인가?”라는 질문보다 “AI가 바꾼 반도체 수급 구조가 시장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AI가 과대평가되었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앞다투어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모든 AI 프로젝트가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 영역에서는 기대가 앞서간 측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기업이 수익을 못 내고 있다는 것과, 그것이 반도체 수요를 떨어뜨릴 것이냐는 분명 다른 문제입니다. 

 

AI 반도체 수요 = AI에 대한 투자 + AI 서비스 사용

AI 버블이 현실화될 경우, AI에 대한 신규 투자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도입된 AI의 사용 자체를 멈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AI로 인한 반도체 수요는 과거와 달리 자가 증식형입니다. AI 이전 반도체 수요는 스마트폰과 PC 중심이었으며, 신제품 출시 주기에 따라 반도체 수요의 사이클을 형성하였고, 출시 후에는 사용 빈도가 반도체 수요에 즉각적으로 연동되지 못했습니다. 

반면, AI는 한 번 도입하고 끝나는 기술이 아닙니다.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연산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증가합니다. 특히 생성형 AI의 확산 이후, 추론(Inference)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인 서비스 운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 구조는 AI를 사용하는 기업 간의 경쟁을 촉발하여 연산을 줄이기 어렵게 만듭니다. 정확도, 응답 속도, 운영 비용에서 뒤처지는 순간 경쟁력을 잃기 때문입니다. 실제 AI 모델의 업데이트는 6~12개월마다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IT 기기의 신제품 출시 속도뿐만 아니라, 반도체 신제품 개발 주기(12~18개월)보다 앞섭니다. 

 

II. AI로 인한 반도체 시장의 두 자릿수 성장 예상

AI 연산 증가와 반도체 시장 성장의 연관

AI 연산 증가가 본격화된 2024~2025년 데이터를 보면, 클라우드 환경에서 AI 연산은 한 해 기준 약 40~60%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AI를 실제로 사용하는 조직과 서비스의 저변이 빠르게 넓어졌고, 연산은 특정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AI 연산 사용량이 연 40~60% 수준으로 확대된 구간에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약 15~20%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출처: WSTS; Gartner; IDC; Hyperscaler earnings disclosures (Microsoft, Google, Amazon); SemiAnalysis / Trendforce / Omdia, PwC analysis

 

AI 연산 증가 전망

2026년에도 AI 연산은 필연적으로 과거 2개년 수준 이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생성형 AI의 발전은 단일 모델의 성능 개선을 넘어, 멀티모달형, 에이전트형 AI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 음성, 영상, 센서 데이터까지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에서는 연산 복잡도가 본질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의 질문에 대해 단일 추론을 수행하던 구조는, 이제 여러 하위 모델이 순차적, 병렬적으로 연산을 수행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둘째, 추론이 학습을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AI 초기에는 대규모 학습이 연산 수요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실제 서비스로 확산되면서, 연산의 무게 중심은 학습보다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추론은 사용량에 직접 연동됩니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서비스가 확장될수록 연산은 선형적으로 증가합니다. 이는 특정 시점에 집중되는 학습 연산과 달리, 연중 지속적으로 반도체 자원을 소모하는 구조입니다.

셋째, AI 사용 주체 및 적용처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AI 연산은 더 이상 일부 빅테크 기업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공공 부문, 개인 사용자까지 AI를 활용한 서비스와 업무 프로세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연산 수요가 특정 기업의 투자에 좌우되지 않고,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 위에서 안정적으로 증가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AI 연산은 데이터센터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자동차, 산업 설비, 개인 디바이스 등 엣지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연산이 발생하는 지점 자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뿐 아니라, 다양한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가진 반도체 전반에 대한 수요를 동반합니다.

 

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

AI 수익화의 속도, 거시 경제 변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적 관점에서 보면, 한 자릿수 성장으로의 회귀를 설명하기는 오히려 더 어려워졌습니다. AI 연산이 구조적으로 증가한다면, 앞서 살펴본 경험적 관계를 적용 시, AI 연산 사용이 연 30~40% 수준으로만 증가하더라도, 반도체 시장의 두 자릿수 성장은 충분히 설명 가능합니다. AI가 만들어낸 연산 증가 구조 자체가 일정 수준의 성장을 자연스럽게 지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II. 슈퍼 사이클의 이면 비 AI 반도체 영역에서 국지적 수급 불균형 가능성

이번 AI 슈퍼 사이클은 반도체 시장 전체의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AI 인프라 관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반도체 공급은 자연스럽게 업선도 대형 고객, 대량 물량, 그리고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제품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산업 전반의 절대적인 공급 부족이라기보다는, 공급 우선순위 변화에 따른 국지적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수급 리스크는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제품군과 노드 구조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HBM과 고성능 AI용 반도체는 이번 사이클에서 명확한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은 반면, HBM을 제외한 DRAM과 NAND, 그리고 AI에 직접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레거시 노드 기반 제품군은 공급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제품군은 산업 장비, 네트워크·통신 인프라, 각종 시스템 반도체, 일부 엣지 디바이스 등 폭넓게 사용되며, 많은 경우 설계와 인증이 이미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단기간 내 다른 노드나 제품으로 대체되기 어렵고, 조달 탄력성 또한 낮습니다. 즉, 공급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뒤로 밀린다는 것은 수요가 줄어서라기 보다는, 한정된 캐파(Capa)가 AI 중심으로 재배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이번 슈퍼 사이클에서의 수급 리스크는 과거처럼 산업 전체에 반도체가 동시에 부족해지는 형태가 아닙니다. AI로 인해 반도체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 과정에서 공급이 이동하면서 일부 영역과 품목에서 먼저 긴장이 발생하는 구조적 재편 국면에 가깝습니다. 2026년 반도체 시장을 바라볼 때 주목해야 할 것은, 성장 여부보다도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것인가입니다.

 

IV. 플레이어 유형별로 다시 던져야 할 질문들

2026년 반도체 시장의 핵심은 성장 여부가 아닙니다. AI로 인해 수요 구조와 공급 논리가 동시에 재편되는 환경에서, 플레이어의 비즈니스 모델이 여전히 유효한지입니다. 같은 시장 성장 속에서도, 역할을 재정의하지 못한 기업은 구조 변화의 비용을 먼저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IDM:
“AI 시대에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AI의 확산은 IDM에게 단순한 반도체 수요 증가가 아니라 사업 방식 자체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시장은 소수의 대형 고객, 장기 공급 계약, 고사양·고신뢰 제품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이는 과거처럼 다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제품 포트폴리오 중심의 모델과는 다른 접근을 필요로 합니다.

2026년 IDM이 고민해야 할 핵심은, 더 많이 파느냐가 아니라 어떤 수주 구조와 고객 관계로 전환할 것인가입니다. 대형 고객 중심,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 장기 공급과 공동 로드맵 설계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날카로운 질문이 제기됩니다. “AI 중심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범용 제품, 중소 고객 기반 사업을 어디까지 유지할 것인가?” 이는 단순한 캐파 배분의 문제가 아니라, IDM의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방식에 대한 선택입니다.

 

파운드리:
“기술 리더십과 수익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

파운드리에게 AI는 기술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입니다. 첨단 공정과 패키징 역량은 AI 고객 중심으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으며, 이는 파운드리의 기술적 위상을 강화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간과하기 어려운 현실도 있습니다. 레거시 노드와 비 AI 영역은 이미 감가상각이 상당 부분 완료되어 높은 수익성을 제공하는 영역이라는 점입니다. 

AI에만 최적화된 운영 모델은 단기적으로는 매력적일 수 있으나, 고객 믹스를 단순화시키고 변동성을 키울 위험도 내포합니다. 즉, 레거시 영역을 방치할 경우, 수익성과 고객 기반이라는 중요한 자산을 스스로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2026년의 경쟁력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두 축을 어떻게 균형 있게 운영하느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도체 수요처:
“반도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가?”

AI 도입이 전제가 된 환경에서, 반도체 수요처 기업들의 고민은 필요한 반도체를 필요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의 유무입니다. 공급 우선순위가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단기 구매, 가격 협상 중심 접근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반도체 수요처 기업은 자신이 반도체 생태계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 것인지를 모색해야 합니다.  

장기 계약, 공동 수요 계획, 설계 단계에서의 사양 유연성 확보, 공급사와의 구조적 파트너십은 이제 비용 관리 차원이 아니라 사업 연속성을 위한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요처 기업은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공급 안정성을 함께 설계하는 생태계 참여자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V. 맺으며 2026년 반도체 시장을 바라보는 하나의 기준

2026년 반도체 시장 슈퍼 사이클의 본질은 가격 상승이나 단기 호황이 아닙니다. AI 확산이 수요 구조를 바꾸고, 그에 따라 공급 결정의 논리가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AI가 버블인가 아닌가를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이미 바꿔놓은 반도체 시장의 구조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 인식의 차이가 시장의 슈퍼 사이클을 성과의 슈퍼 사이클로 전환시키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2026 반도체 시장 전망: AI 버블? 슈퍼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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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욱 Par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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