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시장, 이젠 진영 간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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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ly 2025

AI 시대, 반도체 권력지형이 뒤바뀐다.

ChatGPT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생성형 AI 열풍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반도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특히 AI 모델의 연산 능력을 책임지는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설계·생산·패키징을 둘러싼 전체 밸류체인의 경쟁이 훨씬 복잡하고 전략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반도체를 구매하던 고객의 역할 변화입니다. 기존에는 엔비디아, AMD 같은 전통적 설계 기업(팹리스)이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AWS,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과거 반도체 고객이었던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직접 AI 칩을 설계하고 생산까지 주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호기심의 결과가 아니라, 서비스 성능 최적화와 공급망 통제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봐야 합니다. 자체 칩 개발을 통해 각자의 서비스와 제품에 최적화된 AI 연산 구조를 확보하고, 특정 파운드리나 장비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 중 자체 칩 보유 기업 수는 2019년 3개에서 2023년 14개로 빠르게 증가했고, 2025년에는 2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AI 반도체 자체 칩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 수 추이
연도 자체 칩 보유 기업 수 예시
2019 3 구글 TPU, AWS 인퍼렌시아(Inferentia)
2021 7 테슬라(D1), 텐센트, 알리바바
2023 14 마이크로소프트(Maia), 메타(MTIA)
2025E 20+ (추정)

출처: 각사 IR자료 및 공개 발표 종합, PwC 추정

이와 같은 움직임은 밸류체인의 위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즉, IDM와 파운드리 중심으로 양분되던 과거의 생태계에서 고객이 위로 올라가며 설계·생산·패키징 전반을 주도하는 ‘고객 중심의 밸류체인’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밸류체인 구조 변화

출처: PwC Analysis

 

AI 반도체 생존 공식:
고객 중심의 진영 구축과 전략적 동맹

이처럼 고객이 중심이 된 밸류체인에서는 어느 한 기업이 단독으로 전체 밸류체인을 통제하기가 어렵습니다. 고도의 설계 역량, 미세공정 생산능력, 고속 패키징 기술, 대규모 AI 고객 확보력까지 모두 갖춘 기업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글로벌 시장은 ‘협업 기반의 진영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를 보면 그 흐름이 뚜렷합니다. 

글로벌 주요 기업의 협업 기반 AI 반도체 전략
기업 자체 수행 협업 영역 및 협업 대상
AWS
  • 자회사 안나푸르나 랩스를
    통해 AI 칩 설계
  • AI 클러스터 운영
  • TSMC (N7 공정 기반 생산)
  • 데이터브릭스 등 CSP1) 고객사
    (수요 기반 확장, CSP 대상 서비스 확대)
구글
  • TPU 칩 설계 기획
  • AI 서비스 플랫폼 보유
  • 브로드컴 (공동 설계 및 IP 개발)
  • 스카이워터
    (오픈소스 PDK 기반 소량 생산(MPW)협업)
  • 오픈타이탄
    (보안 중심의 IP 진영 형성 생태계)
마이크로소프트
  • 클러스터 최적화
  • 플랫폼 운영
  • TSMC (N5 공정 기반 생산)
  • 오픈AI (플랫폼-칩 구조 동시 최적화)
메타
  • MTIA 칩 설계
  • AI 프레임워크 운영
  • TSMC (N5, N7 생산)
  • 인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최적화)

출처: 각사 공식 발표 및 보도자료 종합, PwC 분석
1) Cloud Service Provider 


국내 기업의 과제:
‘기술’이 아니라 ‘협업 설계력’이 생존 좌우

AI 반도체 생태계가 고객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단일 밸류체인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특히 국내 반도체 기업은 아직까지 기술력 중심의 독립적인 플레이에 익숙하지만, 글로벌 협업 진영에 진입하려면 공동 설계, 신뢰성 검증, 인증 대응, 공급망 공동 투자 등 ‘복합적 협업 능력’이 핵심 생존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 유형별로 필요한 협업 방식도 다릅니다. 설계사와 CSP, 파운드리와 장비사, 시스템 기업과 IP 기업 간의 맞춤형 협업 구조 설계 없이는 진입 장벽을 넘기 어렵습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유형별 협업 방향
기업 유형 협업 대상 및 방식
빅테크 기업 (고객)
  • 설계 기업(팹리스, IDM. 디자인하우스)과 공동 설계 수행 → 서비스 최적화형 AI 칩 확보
팹리스
  •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과 공동 설계 → 고객 관점 검증 및 생태계 확대
  • IP 기업과 협업 → 설계 최적화 및 검증 속도 제고
파운드리
  • 설계사 및 고객과 공정 커스터마이징 → AI 적용 물량에 특화하여 대응
  • OSAT(후공정 전문기업)와 협업 → 2.5D, HBM 등 고성능 패키징 수요 대응 강화
IDM
  • 고객사와 공동 PoC 수행 → 고객 맞춤 구조 전환 및 패키징 내재화 강화
장비사
  • Tier1 파운드리와 R&D 및 검증(Validation) 공동 수행 → 공정별 최적화된 장비 연동 구조 확보

소재·부품사

  • 장비사 및 패키징사와 조기 협업 → 양산 대응력 확보 및 고객사 평가 요구 조기 충족
출처: PwC Analysis


PwC의 제안:
진영을 만들 것인가, 합류할 것인가

단일 밸류채인 단계만 잘하면 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오히려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 ‘그 협업 구조가 실제로 작동 가능한가’가 생존의 핵심입니다.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① 고객 중심 진영 구축 전략 – “내 진영 만들기”

  • 핵심 역량 기반 포지셔닝: 설계·생산·패키징 등 보유 역량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기반으로 밸류체인 상의 역할 정립
  • 전략 파트너 매칭: CSP, IP 기업, 디자인 하우스 등과의 공동 공동 설계 또는 공동 투자 구조 설계
  • 거버넌스 설계: 기술 협업에 그치지 않고, JV 또는 플랫폼 기반의 구조로 실행력 확보
     

② 글로벌 밸류체인 합류 전략 – “기존 진영 올라타기”

  • 진영별 역량 요구 분석: 엔비디아, AWS, 구글 등 주요 진영이 요구하는 검증, IP 구조, PDK 호환성 등을 사전 검토
  • 우리 기업의 핏(Fit)과 갭 진단: 현재 보유 역량 대비 부족 요소를 구조적으로 분석
  • 진입 조건 정의 및 대응: 진입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인증, 공동개발 참여, PoC 수행 등의 우선 실행 과제 도출
  • 우선 협상 대상 정의: 진입 가능성이 높은 진영 및 파트너를 식별하고, 접점 확보 전략 수립


결론: 이제는 ‘협업 설계 능력’이 경쟁력이다.

AI 반도체는 기술의 경쟁이 아닙니다. ‘협업과 진영의 게임’입니다. 설계, 생산, 장비, 패키징 모두 독립된 역량을 요구하지만, 이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도 성과를 낼 수도 없습니다. 기술을 넘어 협업해야 하고, 실행 가능한 진영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나은 기술이 아니라, 더 정교한 전략입니다. PwC는 AI 반도체 협업 생태계를 설계하고, 전략 실행의 마지막 마일까지 함께하는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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